디지털전환 추진단 발족...실증센터 구축도 시작

경북도와 포항시는 최근 구룡포와 호미곶 일대 ‘디지털 트윈’ 구축 시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기술은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미리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의료뿐만 아니라 교통, 관광, 도시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개발이 활발하다.
도와 시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의 이 사업을 따냈다. 47억 원의 국비를 들여 통합플랫폼을 만들어 체감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어촌이 직면한 환경 분야를 먼저 개발한 뒤 향후 3년간 교통, 관광, 안전 분야로 확대한다.
● 지역 혁신하는 디지털 트윈
구룡포항은 일제강점기에 개항해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국내 대개 절반 이상을 유통하고 있지만 2015년부터 어획량이 급감해 지역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저지대가 많아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산업단지와 가까워 대기 해양오염에도 노출되는 등 정주 여건 개선도 필요하다.
도와 시는 구룡포항과 호미곶 일대 약 1만1570㎡를 3차원 공간 정보로 구현하고, 디지털 트윈을 체감하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환경 분야는 대기와 해양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위기 상황을 예측하거나 신속하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본궤도에 오르면 어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안개가 많은 날에도 안전한 입출항이 가능하다, 대기, 해양 자료와 연계해 어선들 최적의 입출항을 도와서 탄소배출도 최소화한다. 개발은 거의 완료했고, 올해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2, 3년간 확대할 교통과 침수, 관광 및 안전 분야는 구룡포항과 호미곶의 차량 흐름, 해양 상황, 유동 인구 패턴을 파악해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항구 주변의 위험 상황을 예측해 안전사고 대응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재단법인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과 ㈜KT, 포스텍, 사단법인 경북ICT융합산업진흥협회, 사단법인 도시재생안전협회,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도 가동해 개발 속도를 내고 있다. 류경 ㈜네트로 대표는 “디지털 트윈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도시 인프라를 스마트(지능형) 방식으로 개혁하는 솔루션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대도약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디지털 대전환 첫 모델 기대감
경북도와 포항시는 최근 ‘디지털 대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 비전 선포식을 열고 미래 신산업 육성에 팔을 걷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등 위기를 겪는 철강산업의 재도약과 제2의 영일만 기적을 위해서다. 디지털 트윈 확대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디지털전환 추진단도 출범했다. 도와 시, 협력 기관, 정보기술(IT) 및 철강 기업 등 30곳이 DX와 인공지능 전환(AX·AI Transformation)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는다. 먼저 산업 데이터 표준화 확산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AI 기술 공동 활용 기반을 마련한다. 핵심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 계획이다.
도와 시는 지난해 ‘철강‧금속 디지털전환 실증센터’ 구축 사업 공모에 뽑혔다. 총사업비 220억 원(국비 140억 원)을 투자해 미래 AX 시대를 주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센터는 철강, 금속의 대표 공정 장비를 갖추고, 이를 가상공간에 구현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실증한다.
기업들은 비용과 시간을 줄여 디지털 솔루션을 시험, 검증할 수 있어 생산 공정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올해부터 중소‧중견기업들이 최신 디지털 기술을 손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포항시는 AX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거점시설인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이 센터는 첨단 AI 반도체와 전용 프로그램을 융합해 방대한 데이터에서 유용한 결과를 도출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디지털 대전환은 국가 경제와 안보를 좌우하는 국제적 흐름”이라며 “포항형 산업 AX 전환으로 새로운 스마트 제조 시대를 열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철강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실마리가 바로 디지털 대전환”이라며 “세계 무대로 도약하는 DX 및 AX 강국의 미래를 민관과 함께 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